누가 이 선생님 좀 말려주세요 > 아해이야기

9월부터 새로운 전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전통놀이가 전시될 예정입니다.

소장품 중에서 한번도 전시하지 않은 것을 고르고

주제에 맞는 소장품을 선별하고

유물을 닦고 정돈하고

전시 디자인을 하고 

전시 패널을 만들고

쇼케이스 정비를 하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런데.....  

학예사 선생님 한분이 

페인트칠을 하자십니다.

전시패널판 아래 짙은 초록색 백보드판을 

이번 전시에 어울리는 색으로  

바꾸셔야겠다는 것입니다.

짙은 초록색 백보드도 나쁘지 않은데 말입니다. 

다음날 선생님은 먼길을 돌아 페인트를 사오셨습니다.

이번 전시 컨셉에 딱맞는 분홍, 노랑, 하늘색 입니다.

노랑색을 먼저 칠했는데 와! 이렇게 이쁠 수가.....  

홀린듯 페일트칠을 다 마쳤을 때, 

전시실이 환해졌을 뿐 아니라 마음도 환~~~해졌습니다. 

분홍, 노랑, 하늘색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이리하여 박물관 전시장의 백보드판은 

모두 예쁜 색깔 옷을 입었습니다.

전시패널이 돋보이는 이유는 

바로 백보드판이 새 옷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전시에 진심이신 선생님 덕분입니다~^^ 

이렇게 페인트칠이 끝났나 싶었는데...

선생님이 바깥 백보드판도 

칠하면 예쁠 것 같다고 하십니다.  

누가 이 선생님을 좀 말려주세요~~~~~~~

결국 우리는 또 페인트를 샀습니다.

( 2023년 8월 어느 날 )